블랙 스완: 코로나 19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것을 블랙스완이라고 합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감기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과 함께 전 세계 금융시간을 뒤흔들었습니다. 어떻게 단순 감기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리만브라더스 사태 이상급 금융위기를 불러일으켰는지는 같이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각종 경제 지표 중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이 가장 강한 지표는 미국의 고용 지표입니다. 미국은 전 세계 소비를 주도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제조업 기반의 많은 국가들이 미국의 수출을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고용지표가 좋아 소비력이 높을 때에는 전 세계 공산품들을 미국에서 상당수 소비하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호황기에 접어듭니다. 반대로 미국의 고용지표가 안 좋아지면, 그에 따른 구매력 저하로 인해 실물경제가 하강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처럼 고용지표가 안 좋아지는 경우에도 금융시장은 크게 변동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고용지표가 악화되려는 조짐이 눈에 보이게 되면 금융시장도 그에 대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굉장히 크게 됩니다.
코로나로 시작된 실물 경제의 급격한 마비는 아무 예고도 없이 급격하게 일어났기 때문에 그로 인한 경제 상황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갑자기 호수에서 유유히 수영하고 있는 검은 백조를 보게 되었을 때처럼 말입니다.
회색 코뿔소: 부채
여기 코로나 19가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2008년 미국 부동산 거품으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 그리고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그리고 2015년 ~2016년의 위안화 위기의 원인이 되었던 천문학적인 양의 부채입니다.
이 중 중국의 부채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중국의 부채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미국의 소비는 급속도로 감소하였고 이에 따라 중국의 수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중국은 많은 인구수 대비 소득 수준이 충분히 높이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출로 입을 타격을 내수 시장의 소득 증가로 매울 수가 없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한 마지막 방법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를 감행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설비 투자에는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건데,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대량의 부채, 즉 국채 발행을 통해 그 비용을 마련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제조업이 주 산업군인 중국에서 설비투자를 통해 상품을 대량생산한 것에 비해서 아직 회복이 더딘 세계 경제는 이 생산물량을 전부 소비할 여력이 되지 않았습니다. 상품의 과잉 공급은 가격하락의 요인이 되고 이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어 중국 내에서는 국가 보조금 없이는 회사를 운영할 수 없는 이른바 좀비기업들이 대량 양산되게 됩니다. 이처럼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좀비기업들이 많아지게 되자 중국 내 경제가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힘을 얻게 되었고 이는 위안화 위기로 번지게 됩니다.
멀리서 있는 회색 코뿔소는 우리에게 달려오면 피할 수 없지만 그냥 멀리 있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이렇듯 대량의 부채는 그 자체로서는 위협이 안되지만 그로 인한 불안감이 생기게 되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경제 불황을 야기하게 되고 이는 피할 수 없습니다. 코로나 19는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우리에게 닥쳐온 사건이었기에 이례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세계 경제를 마비시켰던 것입니다.
위기에 대처하는 중앙은행
감기 바이러스로부터 시작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찾은 방법은 바로 시간 끌기입니다. 백신이 완성되어 서계경제가 안정화될 수 있는 기반이 생길 때까지 버티는 작전입니다. 이를 위해 감행한 정책이 양적완화입니다. 양적완화란 말 그대로 시장에 유통되는 통화수를 늘리는 방법입니다. 급격하게 찾아온 경제 위기의 불안 및 금융자산의 감소로 인해 각국의 은행이 대출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는 바람에 신용경색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중앙은행은 돈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시중에 직접 돈을 공급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미국 중앙은행은 동시다발적으로 돈을 무제한 공급하는 방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먼저 미국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의 장기 국채를 사들입니다. 은행이 가지고 있는 장기 국채를 무제한 매입함으로써 시중은행이 경제 위기 상황을 대처할 만한 충분한 현금을 쥐어줍니다. 그다음으로 회사채를 사들입니다. 제로 금리 도입을 통해 경제 추체가 되는 회사들의 금융비용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회사채 매입을 통해 회사로 직접 현금을 융통해 줍니다.
마지막으로 주변 이머징 국가와의 통화 스와프를 통해 달러를 찍을 수 없는 주변 국가에 필요시 각 나라의 화폐를 담보로 달러를 바로 공급하 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이처럼 빠르고 적극적인 미국 중앙은행의 대처로 코로나 사태는 발생한 지 불과 6개월 정도만에 금융시장은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합니다.
※ 이 글은 책을 읽고 작성한 개인적인 감상문입니다.